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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발음』(개정판) 머리말

자연을 닮은 2013. 3. 7. 16:59

 

개정판 머리말

 

 

   날마다 수많은 말이 오고간다. 말에서 뜻을 얻으면 그뿐이기에 그 말이 입에서 나와 귀로 들어올 때까지 소리에 온전하게 실려 있음을 의식하지 않는다. 더구나 말소리는 한 순간에 공중으로 흩어져 자취를 남기지 않는다. 발음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기가 거북한 것은 그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발음의 미세한 차이에서도 말의 뜻에 일어나는 파동을 느낀다. 발음을 조금 다르게 하면 말뜻은 저 멀리 엉뚱한 곳으로 달아난다. 발음의 성질과 원리를 잘 알고 다스려야 말이 맑아지고 세상이 밝아진다.

   한국어의 발음을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얕은 데서부터 깊은 데까지 두루 살펴서 가지런히 엮기 위해 이 책을 냈었다. 그러나 복잡한 디자인에다 서두른 마무리 탓에 미흡한 곳이 적지 않았다. 또한 10년의 세월이 지나는 사이에 여기저기 흉하게 낡고 바랬다. 이번 기회에 전체를 고쳐 썼다. 크게는 6장이었던 용언의 활용7체언과 조사와 맞바꾸고 11결론을 추가했으며 분량을 많이 차지하던 어형 찾아보기를 삭제했다. 작게는 덩어리지고 딱딱한 것들을 쪼개고 연하게 다듬었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초판과 별로 다르지 않다. 여전히 한국어의 발음을 광범위한 생생한 예들로써 가장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시각으로 풀어 내고 있다고 믿는다.

   이번에도 초판과 마찬가지로 지은이가 뜻한 것보다 한 차원 높은 작품을 빚어 주신 삼경문화사의 박종성 사장님께 감사를 드리며, 까다로운 교정에 수고를 다한 편집부 여러분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2013215

지은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