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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음운론의 기초』 머리말

자연을 닮은 2015. 7. 15. 17:51

 

머리말

 

   이 책은 한국어음운론의 기본적인 내용을 간결하고 평이하게 서술한 책이다. 언어학의 하위분야들 가운데 음운론은 딱딱하고 어려운 편이다. 더구나 한국어는 웬만한 언어들보다 음운론적으로 복잡한 언어이다. 그래서 한국어음운론을 체계적으로 서술한 책들은 대부분 딱딱하고 어렵고 복잡함을 면치 못한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어음운론은 오르지 못할 높고 험한 산으로 남아 있다. 이 책은 왕초보 독자들이 그 산의 등정에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누구든지 한국어음운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음운론이라는 이론을 직접 다루기보다 발음이라는 실제 현상을 살피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론을 깨달을 수 있도록 했다. 또 한국어의 발음은 한글표기와 매우 규칙적으로 대응하므로 표기도 함께 다루었다. 그렇지만 1장에서 강조한 것처럼 독자들은 표기와 발음을 잘 구별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전체 내용을 11개의 장(), 89개의 절()로 나누고 각 절을 똑같은 체제와 분량에 담아 구성했다. 모든 절은 하나의 소주제에 대해 서술한 것이며 본문, 심화학습, 탐구문제로 이루어져 있다.

 

본문: 소주제에 관한 기본적인 사항들을 짤막짤막한 명제들로 쪼개 단순하게 설명하면서 일상적이고 전형적인 용례들을 함께 제시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문장으로 서술하기에 복잡한 내용은 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심화학습: 본문의 내용을 잘 이해한 독자가 조금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서술했다.

탐구문제: [1]은 본문의 내용을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평범한 문제이다. [2]는 본문이나 심화학습의 내용을 활용한 복합적인 문제 또는 비판적인 안목을 기르도록 자극하는 문제이다. 탐구문제 전체에 대한 자세한 풀이를 부록에 실었다.

 

   초보 수준의 독자는 본문과 탐구문제 [1]만 독파할 것을 권한다. 본문과 탐구문제 [1]이 쉽게 느껴지는 독자는 심화학습과 탐구문제 [2]를 통해 사고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어느 시점엔가 이 책의 수준을 넘어서게 된 독자에게는 다음 책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1) 배주채, 한국어의 발음, 삼경문화사, 2003(초판)/2013(개정판).

(2) 이진호, 한국어의 표준 발음과 현실 발음, 아카넷, 2012.

(3) 배주채, 국어음운론 개설, 신구문화사, 1996(초판)/2011(개정판).

(4) 이진호, 국어 음운론 강의, 삼경문화사, 2005(초판)/2014(개정판).

(5) 최명옥, 국어 음운론, 태학사, 2004(초판)/2008(2).

(6) 신지영, 말소리의 이해, 한국문화사, 2000(초판)/2014(개정판).

 

   (1)은 한국어 발음의 실상을 이 책보다 자세히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이 책과 마찬가지로 이론적 설명보다는 다양한 사례와 자료의 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다. (2)표준 발음법한글 맞춤법의 발음 관련 조항들을 상세히 해설한 책이다. 관련 연구 논저들의 인용과 함께 발음의 역사적 변화 및 여러 방언의 발음도 다루고 있다.

   한국어음운론이라는 학문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한국어음운론의 주요 개념을 간결하게 설명한 (3)이 도움이 될 것이다. (4)는 한국어음운론의 여러 개념과 쟁점을 더 자세히 서술한 책이다. (5)는 생성음운론이라는 이론에 맞추어 한국어음운론을 체계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6)은 자음과 모음을 중심으로 한국어의 발음을 음성학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아무쪼록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발음의 오묘한 이치를 깨닫고 한국어의 조화로운 짜임새를 발견함과 더불어 음운론의 줄거리를 붙잡아 전보다 더 환해진 세상을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

 

2015525

지은이 씀